저번엔 산에 다녀왔다. 활동적인 걸 하면 괜찮을까 해서 다녀왔는데 초딩들도 뜀박질 해서 가는 곳을 힘들다고 헉헉거리는거다. 진심으로 힘들어보여서 내려가야할까 싶었는데 얼러서 올라갔어. 정상까지는 생각도 안 했는데 여기까지 어렵다고 하니까 어째. 일단 나도 정말 오랜만이라서 땀이 줄줄 내렸어. 나중에 보니까 등이 다 젖었더라고. 암튼 올라가서 바위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누나가 왜 잘해주는지 모르겠대. 동생이잖아 하니까. 음. 아무도 못 믿겠고 누가 뭘 훔쳐갈까봐 지금 가방 저렇게 놓은 것도 불안하다는거야. 내가 그래서 가져가면 어때 잃어버리면 어때 하니까 맞는 말이라며 끄덕였어. 자기 물건을 아무도 만지지 않았음 좋겠대 본인이 말하기를 문 잠구고 나갔을 거라는거야. 아 그래서 나 안 건들이잖아 하니까 누나는 안 만지지 하고 말아. 그래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 돌아오는 길에 공책을 사줄게 일기를 써볼래? 운동을 해볼래 헬스나 수영 어떤게 좋을까 너 체력먼저 좀 만들어야겠다고 말을 했어. 필요한 게 있냐고 물어봤는데 총모양 라이터가 갖고 싶다는거야. 1차 빡쳐서 지금 나 화나라고 하는 소리야? 웃으며 넘겼다. 돈이 지금 얼마나 깨지는데 무슨 라이터? 휴~ 생각하고 말았지.
병원에 가도 썩 좋은 느낌이 없더래. 의사가 별로인 것 같다고. 그럼 다른 병원을 가자고 했지만 한 병원에서 한달은 진료 받아보자고 했어. 조금 알아보고 갔던 곳이거든. 밤에 깨서 쿵쾅거리며 돌아다니고 낮에 하루종일 자니까 길게 보자고 했으면서 내가 돌아버리겠는거야. 진심으로. 게임하는 걸 보는데 야마가 돌았어 안 그래도 하루종일 유튜브 붙잡고 응 아니 응 어쩌구 하는 의미없는 것들 보면서 하루를 다 보내는 게 너무 아까운거야. 내가 뭘 하라고 했어. 밤에 잠좀 자고 낮에 깨어있고 잠깐이라도 나갔다 오라고 그렇게 누워만 있지 말라고 제발 제발.. 해도 계속 그러고 있어. 수요일 병원 가는 날. 약을 받아왔다. 예약은 그 시간 그대로
오늘 토요일 매니저님이 밥 사주셔서 먹는 중에 카톡이 와있는거다. 나 바로 확인 안 하고 다 먹고 헤어진다음 확인을 했는데 나 갖고 싶은 거 있어 하면서 외장하드를 올려둔거다. 시발 지금 외장하드가 왜 필요해 무슨 애니나 쳐 보려고 그러는거 아니냐고 나 뚜껑빠개지고 야마개돌아서 눈 뒤집혀졌다. 분노가 치밀어서 머리통에 열이 났어. 나 시청역에서 오룡까지 걸어오면서 화를 조금 삭혀보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는거야. 진심으로. 가자마자 지랄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밥을 먹고 있는거라 방으로 들어갔어. 그러고 또 화가나서 집안 때려부술 기세로 짐정리했어 오래된 옷 안 입는 옷 안 맞는 옷 다 넣으면서 말을 꺼냈네.
너 나아지고 싶냐고. 너 병원 왜 가냐고 물었어. 그랬더니 말이 없어. 너 지금 이상태로는 4급 못 받는다고 너 현역되면 어쩔거냐고 말을 하는데 누난 내가 정상같냬. 물론 환자같아 하지만 공익판정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당장 무슨 의미로 사는 지 모르겠다며 무슨 갖고 싶은 게 있어서 받은 돈도 다 쓰고 또 달라는거야 무슨 겨울 옷을 사고 지랄이야? 그랬더니 울어. 너 병원 왜가 나아지고 싶어? 너가 그렇게 나아질 생각이 없으면 나 못하겠다고 힘들다고 말하는데 누나가 왜 잘해주나 싶었네. 도와주지마 나 도움 필요없어 비아냥 대면서 말하는데 시발진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와. 이게. 뭔가. 라노벨 개 지랄같은거 쳐보면서 말투 다 바뀌고 좆본 특유 음흉 우울 염세적인양 말하는 거 지긋지긋해서 나 막말해버렸어. 나도 뒤지겠는데 어쩌라고 너만 힘드냐고 너만 그런 상황에서 커왔냐고 내가 더 먼저 겪었고 내가 너 덜 상처받게 하려고 했던 거는 생각도 못 하고 엄마가 우리를 어떻게 키웠는데 엄마가 나한테 해준게 뭐냐고 말할때는 진짜 줘패고 싶었다. 개미친새끼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신경쓰지 말래. 있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써 하니까 누나가 나 끝까지 책임질거냐 물어서 모른다고 말했어 근데 지는 못 할것 같으면 안 진다고 하는거야. 내가 니가 결혼을 했어 애가 있어 무슨 책임을 져 니 인생 살아 누가 너더러 책임을 지게 하냐고 말을 했어. 철없는 소리 하니까 진짜 줘패고 싶었어. 니가 뭘 알아 병신아 진짜 내가 겪었던 일 너 생각이나 나냐고 진짜 힘들었던 건 난데 니가 무슨 개소리를 하는건지 나 이해할 수 없었다 진심으로. 엄마한테 죽는다는 말 한 번만 더 해보라고 하니까 나 이미 많이 했는데 이러고 있어 미친새끼가. 약 먹으니까 어떤 것 같냐 물어도 똑같대. 그래서 너 오늘 약 먹었냐고 물어보니까 안 먹었다는거야. 첫주에 이틀 빼먹고 저번주 하루 빼먹고 이번주 수요일에 가서 타온 약 한 번도 안 먹은거다. 너 약 안 먹을거면 병원 왜 가냐고 진단서가 필요해서 가는거냐고 약 먹으라고 물을 떠다 주고 내 앞에서 먹으라니까 그제서야 먹는다. 진짜 나도 돌아버리겠어 정말.
나도 힘들다고 다 힘들어. 다 힘들게 사는데 참는거야. 그래도 말 안하잖아 이게 위로가 될 수 없는 걸 아니까. 근데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줘야해 병원도 알아봐 센터도 알아봐 내가 뭘 어떻게 해야돼. 왜 나보고 그러냐고 왜 나보고 찾아보라고 하고 나보고 얘기해보라고 하고 나한테 떠넘겨. 저번에는 일 끝나고 왔는데 밥상으로 지랄을 하는거라 쳐다봤어 내가 먹던 밥 먹기 싫어서 밥통을 몇 개나 깼는데 또 이러냐고 말하길래 밥통 깨부순게 자랑이냐고 말했어. 예전엔 지랄했겠지만 가만 듣고있대 그러며 요새 술 마시면 그냥 자지 않더냐고 예전처럼 안 그러지 않냐고 말을 하는데 원래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원래 그러면 안되는 거였잖아. 하니까 또 아무말도 못해. 쟤 저러는 것도 말을 꺼내길래 아빠 알잖아 솔직히 말하면 아빠때문이라고 말했어.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 벌써 15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불쑥 튀어나와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아빠는 참 불쌍하지만 그래도 우리한테 그러면 안 됐어. 봐봐. 지금 우리가 어떤 관계속에서 살고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
나 정말 죽고싶다. 내가 너무 힘들어. 나 이제 우는 거 정말 그만 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