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하루를 보냈다고. 나 그렇게 보냈다고 자랑하고 싶은데 그럴 일이 없어.
입밖으로 말을 꺼내면 또 사라질까. 믿어도 될까, 나 스스로 준비를 해야할까 싶어서 마음을 졸였다. 전전긍긍하며 동동거려도 내가 뭘 할 수 있지 하는 마음에 병이나서. 미안하고 내가 참 또라이같고. 또 한심하고 해서 너무 속상하면 눈물도 나지 않더라니 몸이 아팠다. 그냥 두드려 맞은 것 같고. 밝아오는 아침이 기다려지는 사람도 있을건데, 난 그게 무서워 쉽게 잠들지 못하겠다. 유리병 두드리는 소리건 흙바닥에 나뒹구는 빗방울 소리건.
나는 했다 했는데 안했대. 뭐가 없잖아. 나는 했는데 너는 아니래. 그럼 나는 어쩌지? 거길 나가고 싶다는 말에 기함했어. 아니, 이상 벌어진 관계를 어떻게 되돌릴 생각을 할 수 있는건지 모를:-< 나는 모르겠다. 마음이 썩었어.
근데 새롭게 온 자리는 저렇게 빛이 나잖아. 얼마만에 눈이 부셔서 일어난 지 모르겠어. 그걸 손으로 꼽아 세는 게 굉장한 역설이랄까. 굳건하게. 가 안된다구.
내 시간을 살아야지. 탓하며 울고만 있기엔 내가 너무 커버렸다.
바라던 일이 너무 간절해서 잠깐 존 사이에 꿈으로 나왔어. 얼마나 피하고 싶었으면 그 이야기가 꿈에 나오냔 말야. 이거 다 꿈이지 하고 안도하게 될 때. 왜 꿈이야 하며 원망끝에서 절망할 때. 아니 그래서 두가지 경우라면 자꾸 꿈에 나오는 건 바라던 일이니 피하고 싶었던 일이니. 가면 가는거지 갈거면 그냥 가지.
고난이 유익이라니 그딴 건 다 개소리.
사58:11
야훼가 너를 항상 인도하며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 같을 것이라.
렘33: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하시는 주님- 하면서 기도하는 울 엄마. 솔직히 지금 내 성경책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청년회니 어쩌구니 다 귀찮고 그냥 말씀만 듣고 ccm이나 부르고싶다. 존경한다 말할 수 있는 목사님이 없어서 그런지. 뭐 그런 걸 따져가며 신앙생활하니 하고 울 엄마 항상 말하지만, 눈길이 가는데 가는 마음을 잡는 마음이 있네.
갈 사람은 간다. 난 내가 힘들게 살고 있는 줄은 알았는데 마저 너 진짜 힘들게 사는 것 같은데 또 적응하고 있자나 하고 말해주니 좀 짜증이 났다. 어딜가면 편하니? 남의 돈 벌어먹고 살기는 나도 쟤도 얘도 너도 다 힘든건데, 뭔데 그렇게 함부로 말해.하면서 주저앉았다. 내가 미련하게 억척스럽게 하고 있는걸까. 사실 그런 줄 아는데 아니라고 하고 싶은거다.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사람.? 나는 무슨 말인지 알겠어.
제발이라 말하고 제발 움직이자.
내가 무얼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자 잘 봐봐. 내 시간도 남의 시간도 이렇게나 빨리 흘러가는데, 너는 무얼 했니?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할 수 없었어. 라고 말하는 게 너무 부끄러운거야. 그건 부끄러운거라고 지혜야. 너는 무얼 했니? 내가 정말 한정판 레고가 될 수 있다면 내 가치는 얼마야? 플미는 얼마나 붙냐구, 나는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한정판이야? 내가 나를 하라는 말이 사실 뭔지 알겠으면서도 모르겠어. 정답을 알고 질문을 한거니? 모르겠지. 모르겠지.
데미안도 읽고 정체성도 읽고 무의미의 축제도 읽었어. 근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읽고 나서 왜이렇게 허무해? 그냥 졸라리 허무해. 그 키스는 뭐야. 그 배꼽은 뭐야. 그냥 허무하네. 의미부여고 나발이구 뭐시깽이구 그냥 허무해.
번뜩이는 생각은 머리 감으려고 고개를 수그렸을 때나나오는것.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씻고나서 생각을 해보면 기억이 안나. 내 글쓰기가 형편없이 정체된 이유는 그거다. 글감을 찾자면 갱장히 많지만 사실 생각을 안하고 살아서 글로 옮길 수가 없네.
마음은 참 간사하다. 밤에 잠 못 잘 정도로 괴로워하다가 이렇게 밖에 나오면 또 좋아서 주체할 수 없어. 근데 정말이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말이지. 생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건 절실한데 나는. 늦은 시간에 나를 꺼내어두고 싶은데 어두워지는 창문을 보며 까만 하늘에 맴맴거리는 매미소리 들으며 막차타고 나오고 샆은데. 절실한데. 나는 못하겠어. 휑하고 그게 그렇게 쉽게 되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부럽다.
그럴 의도가 아닌데 나를 그렇게 알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오해를 살만한 짓 같은 건 절대, 감정을 공유하지도 말고 먼발치서 적으로만 두자 말자 그렇게 지냈는데, 봉인한 주둥이가 감격을 해 나불나불거리다 정도 준거지, 생각해보면 나조차도 섣부른 판단으로 그사람 이런거? 흐-하며 오해한 경우 수도없이 많을테지만 내가 겪고나니 정말 복장터질 일이다.
내가 뭘 어쩔 수 없는 경우 그냥 마음을 놓자 마이웨이 마이우ㅔ이 돈마인 돈마인 해도 누워있다 이불을 걷어차게 돼. 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은 분노인지 억울함인지 뭔지 흑역사도 아닌데 왜그래 나한테...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다. 새벽녘 밥 짓는 소리에 일어났는데 빗줄기가 죽죽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슬그머니 웃었다. 축축한 비냄새. 가라앉은 공기가 아침 잠 투정이 멎게끔 했지
작년에 선물한 구두를 이제서야 꺼내 신었다. 끈 묶는 모습을 보면서 흠냐리, 했고. 하필이면 비오는 날 신을 게 뭐람 했는데, 날이 날인만큼. 어른들의 세계는 너무 어렵다. 언젠가는, 내가 고3에 멈춰있다는 이야길 들었고 얼마전엔 너는 아직도 어린애야. 성장이 멈췄어 하는 말을 들었는데 맞아. 내가 어른은 아니지. 제 말 책임도 지지 못하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말자 하지만, 그 외적인 것들에서는 나는 아직 아직이지? 하면서 빠져나오는 아직도 운동화에 저런 바지 저런 맨투맨이 제일 좋은 그냥 어린애. 나이가? 하는 말에 스물 다섯이요. 하고 대답을 하면 내가 정말로 스물 다섯인가 싶어 양 팔에 돋아난 닭살을 문질러댈 뿐이다.
잠시도 쉴 틈이 없고 할 건 너무 많은데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들도 산더미. 각오를 다지고 일을 해도 돌아오는 길에 힘들어서 눈물방울 땀방울 흩뿌리며 걷기 일쑤고, 짜증나니까 삐리리해. 하는 말을 제일로 많이한다. 짜증나니까 말하지마 짜증나니까 하지마 짜증나니까 말걸지마 세상 모든 부정어들은 지금 안지혜와 함께하고 계십니다.. 이 뭐라는 건지........^ㅡ^....;;...
오랜만에 바람을 지나 네모언저리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는데, 보이는 날짜가 너무 오래된거다. 11년, 12년. 누구보다도 반짝였을 내 스물 초반에 나는 무얼했지. 그저 남아있는 사진 몇 장을 보면서 생각해 볼 뿐이다. 누구는 네가 지금 쉰은 되었냐고 손가락질 하며 혀를 찰 지 모르겠지만 아무렴 많은 시간이 흐른 건 사실이니까.
그래서 이런 글을 써서 나 열심히 살아야지 뿌잉뿌잉 힘을 얻었냐구 물어본다면 그건 또 아니올시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나는 자고 일어나면 또 시간에 타협하고 상황에 드러누워 집에서 한 발자욱도 나가지 않겠지. 그런데, 코스트코 옆 육교 위에서 어스름한 새벽구름도 보고싶고 보문산 빗겨나간 곳 위에서 안개낀 저 너머를 보고싶은데.
지금까지는 지난 날의 생각덜.
사는 기쁨. 정말 기뻐서 기쁨으로 넘치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내일은 토요일. 세상에서 제일 질펀하게 놀아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