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 자격지심같은 건 만들지 말자고 그렇게나 다짐했는데 은연중에 날아오는 이쑤시개들이 구석구석을 찔러서 아프다. 못도 화살도 아닌 이쑤시개만큼의 무언가가 계속 날아들어 자존감에 구멍이 나 너덜너덜하다. 아예 생각하지 않으려고 기겁을 하지만 산적꼬지 길이도 아닌, 짧고 얇은 이쑤시개만큼의 무언가가 날아들어 피하자니 어정쩡하고 맞서자니 아파서 싫고. 사람들은 다이소에서 이쑤시개를 대량으로 장만해 장전하고 다니는 것 마냥 그렇게 헤프게 아무렇지도 않게 마구마구 쏜다.
하는 말에 네가 해 준 말이 모냐.
난 알아
그 고독을
딱딱한 아몬드보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아몬드가 더 씹기 힘들어
그리고 페북나부랭이를 보면서 느끼는
그걸뭐라고하니
민중속의 고독이니
뭐니하는 것도 알아
그러니 떠나자.
하는 너의 말이 나를 떠나게 했어. 그리고 오랜만에 찾아본 글에 나는 또 떠나야지 결심을 했어. 부산으로 갈거야.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 만났어, 나 작년부터 만들어주려고 맘 먹었던 초를 어렵게 만들어 줬는데 애들이 너무 좋아하는거라 더 좋았지. 야 뭘 이렇게까지 해줘 했는데, 내가 너희들 아니면 누구한테 이렇게 해줘라고 말했더니 소오름;; 눈물나 이러고 그랬네. 그러고보면 내뱉은 말이 굉장히 오글거릴 말이긴 한데. 진심이니까 내 어깨를 조금 문대고 말았어 쑥스러워서^_^
그리구 오묘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했는데, 역시나 내 배포가 그만큼이라 그런거였고, 모두들 머리에. 가슴에 품은 의문들과 걱정거리가 꾹꾹 눌려있다는 걸 확인한 셈이야, 1차로 밥을 먹고 2차로 커피랑 케이크를 먹고 3차로 죠스떡볶이 4차로 노가리와 맥주를 마셨어. 우리는 튀김을 간장에 찍으며 얘기했지, 야 신분증 있냐 이런 이야기는 떡볶이 먹으면서 할 게 아니라고 맥주집을 찾아 나섰어,
갔는데 검사를 안하네.. 뭐 이런 생각을 바로 한 건 아니야, 아주 자연스럽게 앉았고 주문을 했고 오징어가 먼저 나왔어, 그리고 저 옆 테이블에 누가봐도 스무살이 된 친구들이 앉았는데 그 테이블은 검사를 하는거야. 우리는 조금 울었어. 왜 검사를 안 해주지 하면서 억울해 하는 친구라, 검사해달라구 말해주랴 했네 내가, 말을 하는 도중에 자꾸 벌건 볼이 보이는거야, 뭘 마시지도 않았어 자몽맥주 레몬맥주 한 잔씩을 마셨는데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빨개. 그거를 보는데 괜히 내가 취한 것 같은거야, 친구들은 안지혜 웃기지 말아라 했고, 왠지 정말 취한 것 같았어,캬캬..
나중에 분교에 미술관을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와 말만 들어도 너나 감사한 것,
한편으론 조금 미안하고 무서워. 어쩌면 쓰레기같구 나약하고 겁도 많고 멍청한 나를 너무 좋게 봐주는 내 사람들때문에 머리가 팽글팽글 돌 것 같은데, 오늘은 생각을 했네. 내가 정말 잘 되면 되는거지 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