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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뒤적여 적는 글

그래도 2년 전의 일이다. 나는 이전에 얽매이는 것도 지쳤어. 되게 먼 이야기 같고 그런데 눈이 안 보이니까 뭐를 할 수 있어야지. 나는 왜 이렇게 된 걸까. 나 뭔가 잘못되어가는 것을 느끼지만 바로잡을 수 없어. 

지금이야!


2주의 시간이라면 조금은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물이 빠진 자리에 나 서있을 수 있었을까. 토요일부터 완전히 포기했어. 정말 징그럽게 자다가 늦게 일어나 커피 한 잔 사가지고 걸었어.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 게 문제야. 왜 살갑게 말하지를 모태.


외롭고 쓸쓸한 생활과 활동적인 생활의 지루한 비교는 치워두자. 하릴 쓸모없는 것. 이런 생각은 아주 오래전 사람들도 하고 있었구나를 느끼는 바


나는 조용히 나의 삶을 살고 싶은데 오늘은 울컥 이런 내가 불쌍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눈물을 흘릴 수 없으니 같이 맺혀버린 콧물만 들이켰네. 자기최면이 먹히지 않을 때가 있다. 오늘 같은 날. 결국 시뻘개진 눈을 해가지고는 화장실로 들어가서 그렁그렁 맺힌 방울을 휴지로 꾹 누르고 나왔네.

 

과거가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을 때 나는 자유로워졌다. 는 말이 가장 부럽다. 나 과거에 딱히 의미를 두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지만 과거가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삶이란 걸 상상해볼 수 없는거다. 과거가 이무 것도 아닌 게 되는 삶. 내어두는 삶. 내려두는 삶. 나 그런 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도 할 수 없다구.


의미를 두지 않는 삶. 희희.. 아니 일이 너무 손에 익어서 돌발상황이 조금 더 재미있어졌다. 사실 마주치면 속이 부글부글하고 그렇지만 내일이 되면, 당장 세트끝내고 계단을 내려오면서는 다 잊어버리고 마니까. 어제는 아저씨가 밖에서 부르는거다. 링거를 끌고 나오셨길래 도와드리려고 나갔더니 단팥빵이 있냐 크라상이 있냐. 나는 그렇게 들었는데 4천원을 주시는 거. 그래서 몇개가 필요하시냐구 물어봤더니 담배를 찾으셔가지구 놀랐네. 세상에 어느 빵집이 담배도 같이 팔아? 희흐.. 웃겨 주그게따. 아무튼 그러고 늦게 아주머니 두 분이 들어오셨는데 기프티콘을 받으신거여. 같은 게 없어서 다른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구 하니까 ㅓㅓㅗ너와러ㅗㄴ런ㅇ라ㅓ하면서 고르시구 결제할때 너무 기분이 나빴어.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존나리 꼬투리 잡아서 말 물고 늘어지는 거 진짜 개극혐이야..나도 우리엄마 존나리 귀한 딸인데 거 참 너무해.




아무튼 그렇게 마감하고 나와서  펩시 콜라를 사가지고 올려다 본 하늘은 굉장히 깜깜한데 반짝 빛나는 별이 많았어. 더불어 나는 헤이즈 저별을 듣고 있었는데 아직 녹지 않은 눈이랑 추적추적 더해지는 발소리가 완조니 콤보였지. 


가장 온전한 것 같으면서도 불완전한 시간이 바로 새벽이 아닐까. 갖가지 생각으로 점철된 나의 새벽은. 춥고 발시려운데 끈적거려. 고양이 키우고 싶다. 나만 고양이 없고. 고양이 없어서 주그고시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