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버리는 게 스트레스 해소법이라 말해왔는데 생각해보면 울어서 털어지는 감정이란 게 있을까 싶다. 당장의 감정을 외면하기 위한 것이라면 본질적인 해갈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 당장에 이 목막힘을 풀어버리려고 울었는데, 울고 잤더니 다음날의 나는 나 울었어요 티를 너무 내고 있는 거라 히루 온종일을 망쳐버린 것만 같았다.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서는,,,
원래 잘 챙겨 먹지도 않는데 엄마가 집에 있어서 나 밥주라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쓰길래 방울토마토 몇 개 닦아먹고 말았는데 동생 오니까 밥 주냐고 뭐 먹어야지 이러니까.. 열이 나지 안 나고 배겨.
왜 내가 이해해주길 바라는지 모르겠다. 왜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첫째라서 딸이라서 알아서 하니까라는 소리는 이제 그만 듣고 싶다. 말끝마다 동생은 동생은 말을 붙이는 거라 너무 짜증이 난다. 나한테 한 번만 더 그 소리 해보라고 소리를 지르고 짐을 챙겼어. 일어나 입고 갈 옷을 대충 다려놓고 씻고 나왔는데 제멋대로 구겨졌던 옷이 빳빳해졌다. 그래도 내 마음은 구겨졌는걸요.
나 너무 서운해. 나는 안 돼서 하지 못했던 것들. 쟤만 한다고 그동안 서운하다 먼저 말했던 적도 없고 너무하다 생각했던 적도 없다. 근래 들어 동생 염불을 외는 엄마를 보면서, 원래 그랬는데 요새, 지금의 내가 너무 유난인가 싶다가도 쟤만 보면 너무 짜증이 난다. 할거 다 하고 받아먹을 거 다 받아먹고 고마운 줄 모르고 바라기만 하고 왜 나는 이러냐고 제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막말하고 집안 분위기 좆같이 만드는 게 팔 할은 다 쟤 때문인데 왜 내가 눈치를 봐가면서 내 맘 상해가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 정말 속상해서 못 살겠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하면서. 우는소리가 나면 안 되니까 샤워하다가 울었어. 이 무슨 드라마 찍는 줄,,? 미쳤나. 나 이렇게 살아서 뭐 할까 싶어 서른 살이 되면 죽을까 생각했다. 빚은 다 갚아놓고 가야지 가더라도. 서른까지 인생 밍나니처럼 살아볼까 생각을 했어. 하다 끝을 보면 마음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어느 쪽으로든.
나 즐겁게 놀다 왔지만, 가는 날에도 갔다 와서도 너무 불행했다. 눈물이 날 것 같이 울컥하면서도 울지 못했고 울컥하면서도 울지 못했다. 나 생리해서 감정이 제멋대로라 그런 거라는 위안도 안돼. 나 이렇게 마지못해 사는 건 정말 그만하고 싶다. 재미있지만 그뿐이다. 무슨 말을 적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말아버린다. 노랗게 떠버린 것들이 사라지는 걸 보면서 나 그냥 보다가 말아버린다.
매달 반복이라는 것이 너무 지겹다. 이 지겨운 것
바꾼 트리트먼트가 내뿜는 향
내 멋대로 잘라버린 앞머리
좌절하여 주저앉은 자. 이런 내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데 또 무슨 유난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뭐 어쩌라구.
di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