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여린마음. 정상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리들은 다들 착하다. 남을 동정할 줄 알고, 남이 잘 되기를 바라고, 고생을 하다가 잘 사는 것을 보면 기쁘다. 사람은 본시 연한 정으로 만들어졌다. 여린 연민의 정은 냉혹한 풍자보다 귀하다. 우리 모두 여린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인생은 좀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종착은 동시에 시발이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겠는가.
데미안
나의 세계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나의 삶이 과거가 되며 나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을 나는 얼어붙은 가슴으로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내가 빨아들이는 새 뿌리가 되어 바깥에 어둠과 낯선 것에 닻을 내리고 붙박혀 있는 것을 감지해야만 했다. 처음으로 나는 죽음을 맛보았다. 죽음은 쓴 맛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탄생이니까. 두려운 새 삶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니까.
<나를 찾아가는 길>은 아무리 시대가 변한다고 하여도 그 누구도 근본에서 피해갈 수 없는 한 시절의 아픈 방황과 그 끝을 이 책은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그의 시를 행간을 따라 읽다보니 감정이 격해지려 했다. 오랜만에 찾아드는 으런 감정의 풍랑은 반갑지 않았다. 괜히 잔잔하던 마음의 촉수를 저돌적으록 건드리는 느낌은.
또 다시 기억 속 그의 목소리가 툭 끼어들었다.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저어 털어버렸다. 아무 때나 끼어들지 말아요 제발.
너무 재미있어서 빨리 읽어버리고 싶은 책이 있고 아까워서 천천히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사서함은 천천히. 되도록 천천히 읽고 싶은 책이었다. 근디 갈수록 쳐지는 느낌은 모지. 유명한 글귀는 부러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걸 보고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뜨거운 음료를 싫어한다. 가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별다방에선 아이스커피를 마시는데 요새는 겨울한정 음료를 시작으로 우유가 들어간 음료를 주문해볼까 한다. 라떼는 마실 땐 좋은데 다 마시면 속이 느글거려서 싫었어. 더군다나 핫 음료는 더했고. 또 어쩌다 모카라도 주문하면 휘핑은 죄다 빼고 마셨는데, 요샌 그마저도 조금 넣어달라고 한다. 차가운 음료에 휩은 기름이 얼어 얼음에 달라붙는 모양새가 구려서 싫었는데, 뜨거운 음료에 담으면 주저앉으며 퍼지는 게, 한 입 머금었을 때 뜨거움 사이에 차가움이 같이 들어와서 그 처음이 참 좋아서^~^
언젠가 봤다. 화이트 춰컬렛 모카를 마시는 남자를. 그래서 나도 따라 마셨는데 개달아서 이제는 시럽 하나 빼달라고 한다. 갑자기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화이트 초콜렛 모카를 맛있게 마실 줄 아는 남자를 좋아할거다. 녹차프랍 휩 올려 먹는 남자친구들을 보면 핵귀엽고. 빨대로 휘핑 먹는 친구들은 졸귀 씹귀다. 오구오구.
냉부에서 나쵸치즈를 소스에 섞던데 그거 핵노맛. 아 진짜 겨냄새 나고 맛탱이가 없어도 너무 없더라.. 저게 핵짱마슈ㅡㅜㅠ 아사히도 편의점 삼천원인데 홈더하기 천칠백원이고.. 캬.. 자비없는 편의점.. 하리보 한 통 사와서 30봉지 먹었다. 턱주가리 깨질 듯. 이게 무슨 글이냐면 몰라. 오늘로 팝업스토어 사라지겠지.. 3주동안 물만 먹고 살아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