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끝나고 집에 오니 열두시. 나 다섯시 기찬데, 씻고 준비하고 나오니 네시. 기차에 앉자마자 졸았다. 날씨가 걱정됐지만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고 있을 순 없어서 열심히 졸았어. 그러다 다리가 저릴 즈음 일어났는데 너무 예쁜 것. 이때 나 오른쪽 창에 앉았는데 왼쪽으로 보이는 뷰가 너무 예뻤어. 다음엔 왼쪽에 타봐야지. 아니 근데 진짜 조금 새롭더라고, 만날 올라가는 기차만 타서 그런지 익숙치 않은 풍경에 넋을 잃었어. 산줄기가 막 끝없어. 근데 막 골짜기 저기서부터 빛이 이글이글 올라오는게 장관. 다음번에는 잠을 충분히 자고 밖을 보면서 가야지 맘 먹었지. 늦은 오전에 출발하면 오후에나 도착하니까. 그건 안 될 말이야.
그래서 해운대. 그러고보면 나 해운대는 처음인 듯. 할머니댁은 서해라 뻘바다. 솔직히 예쁨 1도 없어여. 물 색도 탁하고. 근데 부산바다. 백사장. 빛이 아스라져.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부셔. 캬. 잠이 싹 달아나는 듯 했지만 푹푹 빠지는 모래에 조금은 힘이 빠졌어, 저 친구들이 과자를 들고 있으니까 갈매가 미친듯이 날뛰더라구. 사진찍으면 너무 예쁘겠다 해서 또 기록, 똥은 조금 무섭지만 안고간다... 베스트컷...
이전의 광안리는 참 좋았는데 해운대가 너무 좋았는지.
다 사고 나오는 길 양손 가득 짊어진 짐때문에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남은 4장을 써버려야해서 왔어. 오른손으로 셔터를 누르느라 왼손에 짐을 모조리 들고 있었는데 나 지금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어...너무아파...그치만 좋은 사진이 나와서 안고간다...
부산에 갔다. 사실 맨 위로 올려야할 사진이지만 예쁜 것 몰아봐야 더 예쁘고요. 드디어! 4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부산.
아침 아홉시에 갔는데 본전돼지국밥집은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나는 혼자였는데 테이블 하나를 차지한다는 게 넘나 미안할 정도였고. 혼자 먹으러 오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 앉으라고 했을텐데 아무도 없더라고..^-^ 그래서 조금 흘러나온 콧물을 들이키면서 게걸스럽게 먹구왔어. 맛집이라는 게, 그냥 그렇더라. 눈알 뒤집어질 만큼의 맛은 아닌데 넘나 깔끔한 맛. 다대기랑 젓도 안넣고 후루룩 후루룩, 근데 국밥은 모름지기 넘나 뜨거워 보글보글 보글보글 집게로 옮겨줘야 할 정도로 뜨거워야 좋은데 그 정돈 아니었고.
나 이전에 매니저님이랑 얘기하면서 자판기표 율무차가 너무 마시고 싶다고 했었는데 지하철에 있는거. 솔직히 길거리음식 위생 이런거 괘념치 않는 편이긴 한데 자판기에서 뭘 뽑아먹는다는게 조금은 꺼려지는거라 지나치고 말았지. 근데 왠지 깨끗한 것 같아서 마시려고 나 삼백원 넣었어. 근데 안나와서.. 넘나리 짠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네.
해운대 찍고 나가면서 옵스들러 빵을 샀다. 학원전이랑 명란바게트랑 슈크림만 사려고 했는데 애플파이.. 집에 가지고 가면 부스러기 가득할 것 같아서 쬐금 저렴했던 과일? 올라간 파이를 샀는데 집에 오자마자 다 먹어치워서 사진이 없네. 사진이 없어요. 명란바게트는 내가 해먹을 수 있을 맛이었구. 슈크림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있는 맛. 넘나크고 묵직하고 부드럽고 호로록... 호롥... 딸기케이크 비주얼 시강.. 커피 마시면서 한 조각 먹어볼껄.
광안리 찍고 역으로 가는 길에 머리채 쥐어 잡은 가게. 저녁에 가면 핵좋을 듯. 다음에 부산가기 전에 이 글을 꼭 확인할테니 적어둬야지. 기록이란 건 늘 해야하는 것. 허나 잃어, 잊어버리지 않게 잘 보관해야하는 것.
조용한 곳은 없겠지만 개중 조용한 곳을 찾아다녔더니 보수동 끝자락 골목에 카페가 나란히 있었다. 밖에서 들여다볼땐 오른쪽 카페가 제일 맘에 들었는데, 또 나 혼자 가는데 4인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을 수 없어서 이리 들어갔어. 근데 대미친...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맛있는 티라미스를 먹었다. 진짜 개썅존맛 핵존맛 대미친맛. 커스터드 크림이 되직하면서 부드럽고 찰져. 1인 1티라미수 하세여. 투썸은 비교할 거리도 못 됩니다. 와. 너무 맛있어. 근데 커피는 핵노맛^-^... 원두가 내 입에 아닌건지 정말 너무 맛이 없었어, 근데 티라미스는 존맛탱이고요..
아폴로 넘나 추억이라 올려보는 것.
좋아하는 스쿠ㅔ언데 눈 뒤집고 찾아다니기엔 나 너무 피곤했다.
부산 여행의 목적. 나 저 블랜디 커피 진짜 너무너무너무 먹고싶어서 상회를 몇 군데 돌아다녔는지 몰라. 결국 말차맛도 구했지만 네슬레 얼그레이를 못 찾아서 눈물이 조금 맺혔어. 킷캣.. 고구마마슈ㅜㅜㅜㅠㅠ 삼천오백원인뎅 왜때문에 인터넷은 육천원이야? 곤약젤리 사과맛도 없고 호로요이를 살까말까 하다가 집었는데 사천원. 내려놓을까 하다가 결제했다. 돌아와서 씻고 한 캔 땄어. 인위적인 복숭아 맛이겠거니 했었는데, 이건 과즙 줄줄 흐르는 잘 익은 천도복숭아의 맛이야. 미쳤는가. 후미가 답답하지 않았어. 또 마시고 싶다. 왜 한 개만 사온걸까? 미친걸까? ㅠㅡㅜ
그리고 대전역 중앙시장까지 가서 떡집에 망개떡 있어여 망개떡 주세여 했던 나.. 그게 뭐냐며, 혹은 여기선 안 만든다고 아랫지방에서나 만들거라고 하는거라 망개떡이 실존하는 떡인가 한참을 검색했었는데, 생각도 못 하고 있던 망개떡, 깡통시장 지나면서 망개떡 열개 삼천원이라는 말에 당장 사가지고 왔지.ㅠㅜ 솔직히 비주얼 좋아해. 이런 비주얼 조아하는데 마냥 예쁘진 않네. 울 지민이가 얼마나 예쁘구 귀염진데! 조금 더 고급진 떡집에서 사면, 아..! 이게 바로 망개떡..!하고 찌찌를 탁 칠 수 있을까. ^0^ㅎㅎ
너무 힘들어서 예매했던 기차표 이전 시간으로 다시 끊었는데 내가 시간을 앞당겨 생각한거라 한시간 반이나 일찍 부산역에 도착했다. 아 도저히 못 걷겠다 싶어서 옆에 별다방 들어가 집 대문 나오면서부터 있었던 일들을 적기 시작했고. 얼추 30분 남았을 때 역으로 들어가 어묵고로케를 사오라던 동생이 떠올라서 십여분을 기다렸어.. 줄 서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치즈둘 새우둘 떙초감자하나를 사들고 기차를 탔어. 솔솔 올라오는 어묵냄새가 좀 역했는데 어째. 나 도착하는 시간에 대전역점은 문을 닫을텐데. 그리곤 또 앉자마자 꿀잠. 나 잠깐 깼을 때 옆 사람이 보는 것만 같아서 내가 침을 흘렸나 머리를 이리저리 휘둘렀나 싶어 동공지진이 일어났고.. 또 잠이 들었고.. 하다 도착 딱 30분 전 부스스 일어났는데 갑자기 생각나는거다. 나 뒷 시간 예매한 표 취소 안 했다. 대박 ^0^ 미쳤는가^0^ 도착시간 전까지만 반환하면 30퍼는 챙겨준다는 말에 내리자마자 데스크로 갔어. 근데 조금 많이 슬프더라고, 궁상떨지말고 케텍스를 타도 됐을텐데 하면서. 근데 뭐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맘같아선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가려 했는데 지하철 타고 왔다. 너무 힘들어. 미쳤어. 하고는 뻗었어.
사실, 아래 쓴 말이 너무 정돈되지 않아서 자고 일어나 수정을 할거야. 하겠지. 만날 말로만 그러는 게 아니고. 근데 내일은 피부과 가야하니까 화요일이 될 수도 있겠고.. 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