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도서관 3정거장 더 지나 내렸다. 이 길이 그렇게 걷고 싶었어. 오늘 조금 더웠지만 그래도 걷고 싶었어.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그런 게 있잖아.
감정이 제멋대로 핑퐁하고, 불안한 새벽에 이 흔들리는 마음이 요동치는 소리. 카페인 중독인가 싶을 정도로 쿵쾅거려서 그래. 생각해보면 중1때 친해진 친구가 '나는 자기 전에 했던 말을 생각해보고 실수한 게 없는지 되돌아본다' 는 말을 했는데 이따금씩 그때 친구가 했던 말이 메아리친다. 어린 맘에 그 말이 왜 그렇게 멋있어 보였는지 나도 꼭 해봐야지. 하면서 되내길 십여년. 누워있으면 갖가지 생각이 나를 번쩍 때리고 도망가는데 그래서 나는 오늘 어떤 말을 했고 그 말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킬지. 실수한 건 없는지 내 의도와 다르게 내뱉은 말은 없었는지 생각하다 짹짹이들 나오는 시간에 잠들고 말아. 이걸 의식하면서 살다보니까 개 피곤해..... 멋대로 내 멋대로 내 멋대로 살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멋대로 살고 싶다.
나의 밤은 죄책감으로 얼룩졌어. 도무지 뿌듯한 마음으로 끝맺음 할 수가 없는거다. 너무 나태하고 너무 권태로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돌돌 말아 주워 모을 휴지심이 지금 당장 없으니 내 손목으로 대신하면 안 될까. 지금 내가 제일로 하고 싶은 건 1년을 1만 엔에 팔았다는 글을 읽는 것. 내 수명 1년을 고작 십 만원에 판다니 말이 돼? 하루 개같이 벌면 까짓 십 만원이 대수냐 지혜야. 하지만 말은 너무나도 쉬운 것^-^..
잠 못 드는 밤 적는 글은 더없이 감정적이고 날서있고 제멋대로지마는 썩은 감정을 뱉어내야 정화될 것 같아서 그런거지. 양질의 수면. 나, 한 시간을 자도 꿀잠 잤다고 말하고 싶어 간절히 바라고 눈을 감아.